입사 후 다섯 번째 미국 출장을 지난 7월에 다녀왔다. 매번 샌프란시스코 주위 서부로만 다니다가 처음 동부 보스턴 지역을 갔었다. 갈 때는 뉴욕을, 올 때는 애틀랜타를 거쳤는데 둘 다 20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긴 여정이었다.
뉴욕 JFK 공항 앞
2010년 초, 뉴욕 겨울 여행에는 라구아디아 공항을 이용했었는데 이번에는 영화 '터미널'의 배경인 JFK 공항을 이용했다.
도대체 신호등이 몇 개야?
내가 머문 곳은 보스턴에서 차로 약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벌링턴(Burlington). 7월 중순이었는데 날씨가 정말 더웠다. 반면에 회의장은 너무 냉방을 심하게 해서 목감기에 걸렸고, 9월 지금까지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큐어리어스 조지 (Curious George)
미국에 2년 겨우 살았는데 갈 때마다 멀리 두고 온 고향을 방문하는 듯 기분이 묘하다. TV에서 나오는 '큐어리어스 조지 (Curious George)'마저 반갑다.
일과 후 맥주 한 잔
3일간 하루 8시간 이상 영어 회의를 듣고 있으면 상당히 피곤하다. 게다가 다 같이 저녁 식사라도 하면 9~10시쯤에야 공식 일정이 끝난다. 밤에 그날 회의 내용 정리를 해야 하니까 빨라도 12시 늦으면 2시쯤에야 잠을 청한다. 출장 가면 출장이 힘든 것 같아서 그냥 회사에서 일하고 싶고, 회사에 있으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아서 출장 가고 싶다. 사람 마음이 그렇다.
MIT의 Stata Center 앞에서
3일짜리 회의였는데 이틀 만에 의제가 마무리되어 온전한 하루가 나에게 주어졌다. 사실 보고서 쓰느라고 오후 3시가 되어서야 겨우 숙소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원래 하버드-MIT의 순서로 방문하려고 했으나 내려야 할 버스 정류장을 놓치는 바람에 MIT를 먼저 방문했다.
MIT 캠퍼스 옆의 강가에 요트가 많이 떠 있다
워낙 속성으로 방문해서 그런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지만, MIT는 캠퍼스라기보다 그냥 도심에 학교가 섞여들어 있는 듯했다. 인상에 깊었던 점은 강에서 유유자적하며 요트를 타고 있던 사람들인데, 부러웠다.
하버드 대학교 CS과가 있는 건물
오후 5시가 넘어서 하버드 대학교에 도착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왔는데 방향 찾느라고 한참 고생을 했다. 서울 사대문 도성 안처럼 여러 문을 통해 중심 캠퍼스를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한국인(주로 방문객)이 너무 많아서 여기가 한국인지 미국인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만져서 존 하버드 형님의 신발이 맨질맨질하다
하버드에 온 목적 중 하나가 존 하버드 동상의 발에 손을 얹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혹시 뻘쭘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으로 갔는데 이미 많은 사람이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어서 나 역시 쉽게 사진 한 장을 남겼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하버드 캠퍼스
물론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세계 최고의 대학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하버드 대학. 사실 여기저기 공사판이었지만, 나름 오랜 역사를 캠퍼스에 잘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도서관은 학생이 아니라서 못 들어간단다.
2개월 전의 출장이었지만 시간을 내서 정리해봤다. 젊은이들이 많은 대학 캠퍼스를 방문해서인지 열심히 살아보자고 다짐했건만 돌아오자마자 얼마 후에 휴가로 1주일 정도 쉬고 무더운 여름을 지나다 보니 생활도 엉망이 되었다. 날씨도 선선해지고 있으니 조금 더 바짝 조여서 열심히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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