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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에 젖어서]/[도서]

수업

조나단봉 2012.12.13 01:48


수업

저자
김용택 지음
출판사
황소북스 | 2010-05-24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문인들이 기억의 창고에서 꺼낸 특별한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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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 이제 스무날이 채 남지 않았다. 올해 읽은 책의 목록을 살펴보니 역시 수필집이 많다. '수업'은 유명한 문인들이 기억하고 있는 학창 시절 혹은 수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역시 수필이다. 이 책을 덮으며 부끄러웠던 점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문인들이 썼다는 데 아는 이름이라고는 '양귀자' 작가 정도인데다 그것도 어린 시절 라디오 속에서 무한히 반복되던 '양귀자 소설' 광고에서 들었다는 것.

필체에 따라 쉽게 읽히지 않는 작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짧은 글을 읽으며 마치 그 장면을 실제로 보고 있는 듯 빨려 들어가기도 했다. 누구의 작품이었는지는 잊었지만, 기억에 남는 작품을 하나 소개한다.

작가가 대학생 시절에 도서관에서 문학 수업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수업에는 10여 년간 같은 문제가 나왔으며 그 문제는 수업 시간에 다룬 시인 5명 중 3명의 시 전문을 쓰고, 논하라는 것이다. 시험 시간은 한 시간 정도 남았고, 7명의 시인 중 5명의 시인을 선택했다. 서정주 시인의 시를 겨우 한 편 외웠을 무렵, 도서관 한쪽에서 한 여학생이 서럽게 울고 있다. 작가는 그 여학생을 바라보며 몇 십 분을 어찌할까 망설이다 결국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내민다. 다른 시를 외울 시간은 없고, 시험장에 들어섰다. 예년에 비해 쉽게 나왔다는 문제는 5명의 시인 중 한 명의 시의 전문을 쓰고 논하라는 것. "하지만,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나의 서정주는 어디에도 없었다."

살다 보면 가끔 이런 비슷한 일을 겪는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경험. 준비가 부족해 걱정하다가 막상 닥쳐보면 예상했던 것보다 쉬워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잠깐 든다. 하지만 결국은 원래 준비가 부족한 탓에 문제를 접했을 때 잠시 느낀 환희는 다시금 절망으로 변한다. 사필귀정, 노력한 만큼 결과가 돌아온다는 진리.

이 책에서 다룬 '수업'은 초등학교 시절에서 대학교 시절뿐만 아니라, 주부가 된 이후에 온라인 글쓰기 교실에까지 이른다. 우리 삶은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이며 그 속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성장한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수업'들이 아련한 기억 저편으로 조금씩 사라지는 게 아쉬울 뿐이다. 언제든 떠오르는 기억 속의 '수업'이 있다면 깡그리 잊히기 전에 글로 남겨보는 것도 좋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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