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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봉네 블로그★

'낮다', '낫다', '낳다', '놓다' 그리고 '다르다'와 '틀리다' 본문

[아는게 힘이다]

'낮다', '낫다', '낳다', '놓다' 그리고 '다르다'와 '틀리다'

조나단봉 2010.03.12 01:09
나도 반드시 맞춤법이나 용례를 올바르게 사용한다고 할 수 없고,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도 아니지만 너무 심한 예가 있어 소개한다. 아래는 디시갤의 모 미드 게시판에서 퍼온 문장이다. 디시갤의 특성상 '띄워 쓰기 무시'라든지 '과도한 축약형 사용' 등은 너그러이 이해하고 넘어가자. 

A) 이번시즌근데 저번시즌보단 낮지않나요?-_-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이 문장의 뜻이 뭘까? 수학식으로 표시하면 이해하기 쉬운데, '이번시즌 < 저번시즌'이라는 말이다. 이제 위 문장에 바로 이어지는 다음 문장을 보자. 신기하게도
앞선
앞선 문장의 주장을 부정한다. 

B) 저번시즌 초반에만 재밌고 후반갈수록 지루하던데-_-

결국 '낮지'가 아니라 '낫지'라고 써야 A는 옳은 문장이 된다. '낫다'와 '낮다'를 잘못 사용하는 것은 의미를 완전히 반대로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해야한다. 사실 ‘낮다’를 두 가지를 단순 비교하는 단어로 사용하는 것 자체도 무리가 있다. ‘수준이 낮다’ 정도로 비교 대상을 명확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

나는 네이버 댓글을 자주 본다. 기사를 보지 않고 댓글만 보는 경우도 있다. 기사가 지적하지 못한 문제점들을 댓글에서 발견하는 경우도 많고, 공들여 쓴 댓글은 기자(?)들이 쓴 원문보다 더 좋은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네이버 찌질이 댓글을 보면, '낳다'라는 말을 '낫다' 대신 사용하는 오류를 범한다. 뭐 이런 식이다.

C) 지뚫킥에서 세경신이 낳냐? 황정남이 낳냐?

낳기는 뭐를 낳나? '낳다'라는 말은 주로 아기를 '낳다'라든지 결과를 '낳다'와 같은 경우에 사용하는 단어이다. 물론 키보드에서 'ㅅ'과 'ㅎ'의 위치가 가깝기 때문에 오타일 가능성도 있지만, 대개 이런 사람들의 글에서 이러한 오류는 무수히 반복된다. 

'낳다'가 나온 김에, 나조차 헷갈리게 만드는 말이 있는데, '놓다'라는 말이다. 물건을 어디에 '놓다'로 많이 사용된다. 

D) 아기 놓고 잘 살아야지.

TV에서도 너무 많이 나오기에 이게 표준어인가 싶었다. "아기를 '낳고' 잘 살아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사용했다. 사실 '아기 놓다'는 경상도 방언이라고 한다. 사투리의 고유 가치를 생각해도 TV등에서 무분별하게 '놓다'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댓글에도 재미가 아닌 이상 사투리로 댓글을 다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안다. 즉, '놓다'가 사투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잘못 사용하는 것이다. 적어도 '표준어'가 뭔지는 제대로 알고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시정해야 할 사항이다.

예전에도 블로그에 언급했던 '다르다'와 '틀리다'를 또 언급하고 싶다. '다르다'는 '같지 않다'이고, '틀리다'는 '옳지 않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TV에서도 아나운서를 제외하고는 모두 '틀리다'라고 말한다. 물론 자막으로 '다르다'라고 지적하는 경우도 간간이 있다. 나도 내가 이 단어들을 잘못 사용한다는 사실을 지적받기 전까지는 모두 '틀리다'라고 사용했기 때문에, 지금 잘못 사용하는 사람들을 비난할 입장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제발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알고 사용하자. 

개인적으로 이 오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의 '차이점' 혹은 '다양성'을 옳지 않음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보여 더 싫다. '그는 나와 달라'이지, '그는 나와 틀려'가 아니다. 그 사람이 나와 같지 않은 것이지, 그 사람이 옳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여담으로, 블로그에 한글 워드나 MS 워드 수준의 맞춤법 검사/교정 기능을 넣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대부분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전에 한글에서 맞춤법 검사를 한다. 물론, 영어는 MS 워드를 사용한다.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내가 쓴 글에서 명백한 오류를 많이 발견해준다. 맞춤법 검사도 안하고 기사를 올리는 인터넷 기자(?)들을 볼 때, 이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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