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이후 한국 전쟁 이전과 같은 이념의 시대가 아니고서야 요즘같이 신념의 양극화가 심했던 적이 있었을까 싶다. 나는 사람들의 생각이 이처럼 극단적으로 된 이유가 익명으로 활동하는 인터넷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때보다는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더 강하게 주장하고 쉽게 싸우면서 자신의 의견을 더 강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준구 교수님이 최근 "무엇이 신념의 양극화(belief polarization)를 부추기고 있는가?"라는 글을 올리셨다. 교수님은 소셜 미디어가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동감한다. 댓글에서 누가 말했듯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의 글을 추천해주는 추천 시스템이 이러한 극단적인 신념의 양극화를 강화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되도록 양쪽의 입장을 다 들어 보려고 노력한다. 신문도 소위 좌파, 우파 신문을 모두 구독하고, 커뮤니티 사이트도 진영을 가리지 않고 방문해서 같은 사안을 얼마나 다르게 보는지 살펴본다. 사안에 따라 더 끌리는 쪽이 있게 마련이지만, 극단적으로 어느 쪽이 무조건 옳다고 보지 않으려고 한다.

국민들은 위정자들이 무엇은 잘하고 있고, 무엇은 잘못하고 있는지 올바르게 지적하고 비판해야 한다. 국민이 두 집단으로 나뉘어 한쪽에서는 잘하는 것만 칭찬하고, 다른 쪽에서는 못하는 것만 지적한다면, 잘못은 그대로인 채 칭찬하는 쪽만 끌어안고 나머지에는 등 돌리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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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oYobi 2021.06.30 1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전히 포스팅하네..기특해.
    난 10년 넘은것 같네. 티스토리도 날아갔어. ㅎ
    다행히 2008년도에 백업해둔 걸 발견해서 pc에서 보는중인데 오글거리는 부분이 있네.

    잘지내지? 보고싶네

    • Favicon of https://blog.sbnet21.com BlogIcon 조나단봉 2021.07.01 1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동안 거의 방치해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진이나 글 같이 남겨진 기록 말고는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 같아서 다시 틈틈이 글을 남겨보려고 해. 옛날만큼 자주 끄적이는 건 어렵겠지만 말이야.

      얼마 전에 네 블로그 접속이 안 되길래 폐쇄한 줄 알았는데, 날아간 건가? 내가 예전에 구글 리더 서비스 중단할 때 구독하던 블로그 피드 내용을 XML로 백업해뒀는데. 찾아보니 네가 잃어버린 2008년 이후의 모든 블로그 글(물론 사진, 댓글은 제외)이 다 있던데 원하면 보내줄게. 2011년에도 쓰던 구글 계정(t***y*1)으로 메일 보내면 될까?

      네 모습은 가끔 네 와이프님 인스타에서 본다. 주로 뒷모습이지만. 나는 그냥저냥 산다. 잘살게 되면 알려줄게. 잘 살아라.

  • broYobi 2021.07.01 2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백업이 있다니..다행이네 알고있는 그계저므로 보내주라

나도 모르게 나도 맞춤법에 맞지 않는 어휘를 쓰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맞춤법을 잘못 알고 계속해서 틀리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영어 스펠링 한 글자 틀리는 것은 창피하게 생각하면서, 우리말을 잘못 사용하는 것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큰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예전에 내가 쓴 글을 보면 나는 2010년 정도까지 '오랜만에'를 끊임없이 '오랫만에'라고 잘못 써왔다. 반성한다. 아무도 안 알려줘서 몰랐다. '오랫동안'이 맞아서 '오랫만에'도 맞는 줄 알았나 보다. 다행히 2011년부터는 제대로 쓰고 있다.

사실 누가 지적해주지 않으면 본인이 맞춤법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는 쉽지 않다. 다행히 여러 좋은 온라인 도구들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니 활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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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컴퓨터로 인터넷 뱅킹 하는 것마저 구석기시대 사람이나 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 인터넷 시대라고는 하지만 미국에서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의 은행 사이트에 컴퓨터로 접속해서 은행 업무를 보려면 여러 쉽지 않은 일을 겪는다. 일단 너무 느리다. 로그인하기 전에 설치하는 프로그램도 많고, 그것을 다운로드하는 것도, 페이지 간 이동도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다.

간단한 업무를 보려 해도 느려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한국의 은행 업무를 몇 달에 한 번 보니 가끔 비밀번호가 헷갈릴 때도 있는데, 잘못해서 몇 차례 실수하면 계정이 막혀서 은행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OTP 기기가 배터리가 다 되어버릴 때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몇 개의 OTP 기기가 있더라도 대체로 배터리 수명이 2~3년으로 비슷해서 돌려막기에도 한계가 있다.

몇 년 전에는 공인인증서 갱신 시간을 놓쳤다. 보통 인증서 등록을 다시 하면 되는데, 이 과정에 OTP가 필요하다. 그런데 하필 해당 은행에 등록한 OTP 배터리가 다 방전이 됐다. 다른 은행의 OTP는 배터리가 남아 있었지만, 그 OTP를 해당 은행에 등록하려면 그 해당 은행에 로그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그러려면 그 은행에 등록된 유효한 OTP가 있어야 하는 상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데드락(deadlock) 상황이다. 해외에서 해결할 방법은 없었다. 직접 한국에 있는 은행에 방문하거나, 뉴욕에 있는 영사관에 가서 위임장을 공증받고 그것을 한국에 보내 가족이 대리인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최근에는 지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만료일보다 며칠 앞서서 공인인증서 갱신을 시도했다. 만료가 되지 않은 인증서는 갱신하기 전에 폐지하고 새로 등록하게 된다. 문제는 인증서를 새로 등록(혹은 갱신)하려면 OTP를 넣어야 하는데, OTP 값을 넣었더니 '보정 거래가 필요합니다'라는 오류 메시지를 보여준다. OTP 기기와 은행 시계의 오차로 인해 입력한 번호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보정 거래를 바로잡으려면 로그인을 해야 한다. 이미 공인인증서가 폐지되어서 로그인할 수 없었다. ID/PW 로그인이라도 해야 하는데, 거의 사용한 적이 없으니 ID가 있는지, PW가 뭔지 기억나지 않아서, 그것들을 '찾기'하다가 ID 접근이 금지되기까지 했다. 난감하다.

이런저런 이중 삼중 안전장치가 사이트 사용을 너무 불편하게 만든다는 이야기다. 이와는 약간 다른 방향의 이야기지만, 한국 사이트는 휴대폰 번호가 없으면 가입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는 1년마다 휴대폰으로 성인 인증을 하라고 하는데 그것을 안 하면 영화 페이지에서 19세 이상 관람가 영화는 내용 설명을 아예 볼 수 없다. 그에 비해 그냥 메일 주소 하나로 모두 가입할 수 있는 미국 사이트는 참 편하다. 한국에는 뭐 그렇게도 내가 나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가 싶다.

조금 극단적인 비유겠지만 한국에서는 1번의 불행을 막기 위해, 99번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미국에서는 99번의 편함을 위해 1번의 불행은 각오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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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대 햄버거는 서부의 인앤아웃(IN N OUT)과 동부의 쉑쉑(Shake Shack), 그리고 파이브 가이즈(Five Guys)이다.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영상에서 어느 햄버거가 가장 맛있느냐에 대한 논쟁이 흔히 벌어지곤 한다. 나는 파이브 가이즈의 감자 튀김(!!!, Five Guys' style fries)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따뜻할 때 먹는 파이브 가이즈 감자 튀김은 내가 먹어본 그 어떤 그것보다 맛있으며, 가히 미국 최고(?)의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햄버거 세트의 감자 튀김은 햄버거에 딸려오는 옵션 같은 존재이지만 파이브 가이즈의 감자 튀김은 다르다. 감자 튀김을 먹기 위해 파이브 가이즈로 발걸음을 옮기게 한다.

파이브 가이즈는 주문한 햄버거가 나오기 전에 먹으라고 땅콩을 무료로 제공한다. 감자를 땅콩 기름으로 튀긴다. 햄버거 사진은 안 찍었다.
감자는 저 멀리 아이다호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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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지 벌써 만 3년이 지났다. 틈틈이 이곳 생활을 글로 남겨 먼 훗날 다시 추억할 수 있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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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군 2018.11.22 04: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순보형! 저 병우에요 ㅎㅎㅎ 불현듯 형 홈페이지의 url이 생각나서 들어와보니 역시 형이 있네요~
    미국에 계시나봐요! 저도 올해초부터 브라질로 파견나와있어요. 형 소식 들을길이 없었는데, 잘지내시나 궁금하네요.
    형 옆자리에서 사회생활 처음 시작했는데 벌써15년이 흘렀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