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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은메달을 땄다. 터무니없는 러시아 텃세로 올림픽 2연패를 하지는 못했지만, 엄청난 중압감을 이겨내고 모든 무대를 클린으로 마무리한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신력은 본받을 만하다.

1991년 9월 29일 대전 구장에서 펼쳐진 빙그레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1차전. 1990년 LG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경기를 보며 야구 팬이 된 나는 아빠를 졸라 야구 경기를 보러 대전에 갔다. 내 기억으로 우리는 정규티켓을 사지 못해 암표를 샀다. 왜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비싼 값에 4장을 샀고, 아빠는 남는 2장을 원래 표 값만 받고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 나는 빙그레 팬이었는데, 3루 측 삼성 응원석에 앉아서 응원하지도 안 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나처럼 자리를 잘못 앉았는지, 경기 중반 누군가 용감하게 빙그레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나를 비롯한 몇몇이 함께 삼성 측에서 빙그레를 응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야구장 낮야구장 낮야구장 밤야구장 밤

야구장에 온 우리야구장에 온 우리

그로부터 약 20년이 흐른 2011년 9월 25일. 초등학교 3학년이던 나는 어른이 되었고 이제는 아빠가 아니라 부인과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 회사에서 나눠준 표가 있었기에, 행여나 경기를 놓칠까 봐 표를 구하려고 암표 장수를 기웃거릴 필요도 없었다.

어렸을 때 보았던 야구장은 (비록 작은 구장인 대전 구장이었지만) 엄청 커 보였는데 어른이 되어 본 야구장은 (큰 구장인 잠실 구장이지만) 생각보다 작았다. 옛날 야구장엔 술 마시고 고래고래 응원하는 아저씨들만 가득했는데, 요즘 야구장에는 가족도 많고, 연인도 많고, 심지어 여자들끼리 온 관람객들도 많았다. 그만큼 세월과 함께 응원 문화도 바뀌었다.

어쩌다 보니 SK 응원단 쪽 자리를 구했다. 응원단 석 앞쪽이 명당이라고 해서 자리를 잡았는데, 공격할 때마다 일어서서 응원해야 하고 사람들이 소리 높여 응원해서 조용히 경기를 관람하기 어려운 자리였다. 선수마다 응원곡이 있어서 그 선수가 나오면 다 같이 그 노래를 부르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한창 야구 볼 때 신인이던 유지현은 3루 주루 코치가 되어 있었다한창 야구 볼 때 신인이던 유지현은 3루 주루 코치가 되어 있었다

몇 가지 일화.

  • 경기 중에 파울볼 하나가 내 자리에서 겨우 2m 정도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 생각보다 파울볼의 위력이 세서, 맞으면 아플 것 같다. 대개 공을 주우면 손을 들어 자랑하는데, 그런 사람이 없는 것을 보니 아무도 찾지 못한 것 같다.
  • 우리 뒷자리에 앉았던 연인은 치어리더 때문에 싸웠다. 남자가 내내 야구에 대해서 여자에게 과시적으로 설명했다. 7회쯤 넘어 남자가 여자친구 앞에서 치어리더만 쳐다보고 치어리더의 몸매에 대해서도 설명하다가 야구 그만 보고 집에 갈 뻔했다.
  • 내가 본 경기 바로 전날이 LG 트윈스가 9년 연속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 탈락을 확정 지은 날이다. 맞은 편에서 열심히 응원하는 LG 응원단을 보니 괜스레 짠한 마음이 든다. 9년 동안 저렇게 열심히 응원해줬는데, 가을 야구 잔치에 한 번도 초대받지 못하다니.
  • LG에는 이병규가 두 명이다. 이병규가 5번 타자였는데, 갑자기 8번 타자로 바뀌고, 다시 5번 타자로 나오길래 뭔가 했다. 타율도 3할, 2할대를 오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기사로 본 적은 있는데, 실제 겪으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다음에는 이쪽에서 볼 수 있도록.다음에는 이쪽에서 볼 수 있도록.

스포츠를 TV로 보면 해설을 곁들여 자세히 볼 수 있어 편하고 좋다. 하지만 실제 경기장에서 보면 선수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고, 사람들과 응원하면서 더 경기에 몰입하여 즐길 수 있다.

  1. Favicon of http://zzun.net BlogIcon zzun 2011.10.10 15:23 신고

    나도 덕분에 잘봤다~

    • Favicon of http://blog.sbnet21.com BlogIcon 조나단봉 2011.10.13 00:45 신고

      잘 봤다니 다행이네.
      농구 티켓 신청했는데, 될랑가 모르겠다.
      근데 샤이니가 온다네... 티아라나 카라나 올 것이지.

원정 첫 16강 성공. 경기 자체는 수비 쪽에서 구멍이 숭숭 나서 깔끔하지 못했지만 끝까지 조마조마하게 하여 관객으로서는 명경기로 꼽을 수 있겠다. PK 실점으로 2:2가 되면서 완전 온 국민이 가슴 졸이며 보게 된 경기일 듯. 긴장감은 2002년 이탈리아전과 비슷할 듯하다.
박주영의 골 이후

박주영의 골 이후

  1. '속죄포'라는 말이 맘에 들지는 않지만 박주영이 골을 넣어서 기뻤다.
  2. '차미네이터'는 오늘 수비가 좀 허술했던 것 같다. 그러나 첫 번째 실점이 몽땅 차두리 책임이라고 보지는 않음. 수비 전체가 아주 엉망이었다. 누구 말마따나 머리든 발이든 라인 안쪽으로 거의 다 들어가서 신기했다.
  3. 박지성은 역시 빅 리그 출신답다. 적어도 최강팀(아르헨티나 등)을 제외한 팀은 제대로 공략해주는 듯.
  4. 경기 종료 후 '오 주여~'를 외치시며 눈물을 보이시는 이영표 형님도 축하한다. 수비에서는 이영표 쪽으로 가면 안심이라는 리플러들.
  5. 이청용도 빅 리그에 있어서 그런지 잘 하는 듯. 앞으로 박지성 만큼 대표 팀의 기둥으로 성장해주길 바란다.
  6. 김남일이 볼 처리를 제대로 못하기는 했지만 욕하지는 말자. 어쨌든 16강에는 갔잖아. 파울 자체는 태클을 걸려고 한 게 아니라 볼을 차려고 하는데 나이지리아 선수가 공 뒤에 있어서 자기도 모르게 걷어찬 것 같다. 골 에어리어에서 어물정대다 그렇게 만든 것은 좀 반성하긴 해야 할 듯. 개인적으로 김보민 아나운서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미니홈피까지 가서 인신공격하며 테러하고 있는 네티즌들은 좀 반성해야한다.
  7. 결과론적으로 허정무의 용병술이 김남일이 PK를 주는 바람에 욕을 먹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박주영 골 이후 기세가 올랐을 때 더 공격적으로 나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동국이나 안정환 이런 공격수를 넣어서 더 공격적으로 나갔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어차피 그 상황에 1점을 더 줘도 동점이니 냅다 공격을 퍼부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당시 공격 흐름도 좋았으니 말이다. 이후 한 골 먹으면 수비를 강화하든지. 히둥구 형님이었으면 공격으로 몰아붙였을 듯.
  8. 의외로 심판도 우리 편이었고, 천운(?)도 우리 편이었던 것 같다. 나이지리아가 수많은 기회를 어이없게 날려버린 것을 보면 말이다.
  9. ESPN3.COM에서 차붐님의 해설로 동영상을 보며, 네이버 문자 중계의 댓글도 확인했는데, 염모 선수를 다들 욕하는 분위기. 정작 처음으로 크로스 잘 올리자마자 바로 김남일로 교체. 혹자들은 염모 선수의 저주라고...
  10. 경기가 끝나고 한국말 중계 끝나고 ESPN 중계실 같은 곳으로 넘어가더니 캐스터(?)가 나이지리아가 멋진 경기를 보였지만 한국이 2위의 실력을 가졌고 16강에 진출했다고 했다. 2명의 해설자들이 나왔는데, 한명은 그리스 대표 출신이었고, 한명은 독일의 스타이자 감독이었던 클린스만이 나왔다. 예전부터 해설자로 나왔는데 오늘 그가 클린스만인지 눈치를 챘다. 클린스만 영어 잘하더라.
  11. 우루과이 전은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 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아르헨티나전 같은 결과가 나올듯하니 준비를 잘해서 8강을 진출하길!

이상 축구의 '축'자도 모르는 월드컵 한철 축구 전문가의 글이었다. 엊그제 브라질 경기는 신의 손 재연인 듯. 아무리 그래도 엄친아 '카카'의 퇴장은 어이없음.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 평소 축구를 즐겨보지는 않지만 수많은 보통 사람들처럼 월드컵 시즌이 오면 괜히 축구 팬인 양 경기를 기다리고, 즐겨보고, 분석한다. 

나는 지난 4개 대회 동안 브라질을 응원해왔는데, 둥가 감독 부임 이후 브라질의 팀 색깔이 바뀌고, 뚱뚱보 호나우두나 외계인 호나우지뉴가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마당에 브라질을 또 응원해야 하나
싶어
싶어 관심을 끊으려고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나라의 경기는 챙겨보고 있다. 

다행히 미국에서도 ESPN 사이트를 통해 (SBS에서 하는) 한국어 해설을 들을 수도 있고, 이게 잘 안된다 싶으면 프락시를 거쳐 한국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TV 영상으로 한국어 해설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어눌하지만, 틀에 박히지 않은 차붐 님의 해설을 좋아한다. 다른 해설자들은 능변이라 말이 너무 많다. 
EPL의 두 스타(?) 지성팍과 이청용

EPL의 두 스타(?) 지성팍과 이청용

박주영은 참 안타깝다. 어정쩡하게 다리 맞고 자책골이 들어갔다. 90% 정도는 박주영을 비난하리라고 예상을 했는데, 포털에서 보니 예상보다는 덜 비난하더라. 뜻밖에 개념 댓글러도 많아진 요즘이다. 제발 나머지 경기에서는 공격수답게 골을 넣어주면 좋겠다.

오늘 수비가 정말 엉망이었다. 우리나라 축구는 강력한 수비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히둥구(히딩크) 형님이 4강 신화를 이룩할 때도 우리의 공격력은 빈곤 그 자체였다. 한 번도 우리나라가 공격 위주의 축구를 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골 결정력이 50년째 빈곤하기 때문이다. 강력한 수비로 상대 득점을 최소화시키고 얼떨결에, 혹은 절호의 기회가 났을 때 어쩌다가 골을 넣어서 이기는 방법이 젤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소극적 경기를 하자는 말은 아니다.

아무튼, 오늘 그리스전에서 출혈이 큰 나이지리아전은 2:0으로 이기고,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3:1 정도로 이기고 같이 16강에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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